국가대표 선수들의 구슬땀이 어린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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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국가대표 선수들의 구슬땀이 어린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가다
지난 2월,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방송을 TV로 시청하며 가슴 속 뜨거운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어려운 환경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갚진 메달을 성취한 우리 선수들의 모습 그 자체가 인간 승리의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했다.
경기를 보면서 출전 선수들과의 경쟁을 넘어, 어느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게 느껴졌다. 대회 결과 발표 후 순위나 입상에 상관없이 출전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동지애를 나누는 모습에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의 슬로건인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을 느낄 수 있었다.
인종, 국가, 연령을 떠나 스포츠에 대한 열정 하나로 전 세계인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국제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정말 뿌듯할 것이다. 이러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대회 참가 전까지 최고의 환경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이 곳 진천 광혜원면에 위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취재를 다녀왔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곳이라 전력유지 및 기밀누설 방지 등을 위해 외부인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할 줄 알았는데, 출입 및 취재협조 요청은 의외로 쉽게 받아들여졌다. 사실 진천 선수촌이 속해있는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선수촌 방문신청을 하면 단체, 개인 구분으로 정해진 일정과 시간에 견학이 가능하다. 우리 원 소식지에 게재할 기사를 취재한다고 방문목적을 설명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2일 후에 출입 및 취재허가가 떨어졌다.
드디어 취재를 가는 날, 그늘에 있으면 서늘한 한기를 느낄 수 있었던 전날과는 달리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따뜻한 봄날 마냥 풀어진 날씨에 취재하러 가는 기분이 좋았다. 창문을 열고 탁 트인 도로를 질주하며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진천 선수촌 가는 길, 드라이브 하는 기분 최고!
멀리서도 선수촌의 거대한 위용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시설은 크고 장대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선수촌 정문 출입게이트 옆의 웰컴 센터로 가니 선수촌관리부 김상기 대리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지가 넓어 도보로는 이동이 힘든 사정을 감안, 안내용 차량에 탑승하여 고지대서부터 저지대 순서로 내려오며 견학하기로 했다.
선수나 관계자 이외의 방문객들은 사전 견학신청을 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실내사격장, 2016년 리우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전종오 선수의 사진이 입구에서 나를 환영하였다. 전 선수의 사진을 시작으로 선수촌 견학 내내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사진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는데, 힘든 훈련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라고 응원하는 선배들의 모습으로 느껴졌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로가 나열된 10m 실내 사격장의 시설과 규모에 감탄하였다. 훈련 기간이 아니라 텅 비어있는 훈련장 속에서도 운 좋게 소총사격을 연습 중인 선수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고요한 적막 속에서 목표를 정조준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 먹이를 노리는 한 마리의 야수와도 같아 보였다.
훈련이 없어 다행히도 한산했던 10m 권총 사격장,
훈련 때는 격발소음으로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남자라면 군대에서 한 번쯤 쏴보았을 소총 사격입니다.
저는 매번 과녁을 맞추지 못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훈련에 방해될까봐 살금살금 까치발로 들며 조심스레 나와서 그 다음 향한 곳은 야외 하키 구장이었다.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단일팀으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아이스하키 종목이 생각났다. 얼음을 스케이트 날로 지치는 것과는 달리, 하계 하키종목은 인조 잔디 구장에서 여타 구기운동 종목 마냥 뛰면서 경기가 진행된다. 격한 충돌이 수반되는 경기인 만큼, 찰과상 등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프링클러가 주기적으로 경기장 표면에 물을 분사한다고 한다.
가장자리의 연두색과 하늘색 부분은 어떤 의미인지 아시는 분 연락 주세요.
그 다음 방문한 곳은 실외 테니스장, 한국 테니스의 간판인 정현 선수가 유소년 꿈나무 시절 연습했다던 코트를 밟아 보며, 이 곳 진천 선수촌이 미래의 스포츠 스타들이 거쳐 가는 등용문과 비슷한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는 국가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우리 인재원과 비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직사회, 나아가 국가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리더는 과연 누구일까, 아마도 우리 인재원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교육받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 작업중이라 아쉽게도 라인이 그려져 있지는 않았습니다.
혹독한 훈련과 체력단련을 반복하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이 아닐까? 본격적인 대회를 앞두고서는 1,000여명에 달한다는 선수단 인원을 어떻게 모두 수용할 수 있을까? 안내를 따라 들어간 선수단 식당에서 이러한 나의 생각이 기우에 불과하였음을 깨달았다. 내부 인테리어의 색채 및 조명의 조도, 그리고 내부 식재 및 외부 조경까지 신경을 쓰지 않은 곳이 하나 없을 정도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2층 선수 기숙사동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앤디워홀의 팝아트 작품을 전시한 것도 내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매일 엄청난 양의 칼로리를 소모하는 선수들을 위해 최고의 식사가 제공된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인재원 식당 선생님들의 친절함과 맛있는 식사가 더 좋습니다.
선수들의 부상을 치료하고 재활을 돕는 메디컬 센터는 대학병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장비와 시설로 꾸며져 있었다. 선수촌 중심에 위치한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는 전문 코치가 상주하여 선수들의 기본 체력 증진을 지원하고 있었다. 평소 체력 관리에 관심 있던 터라 최신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 및 실내 클라이밍 구간 등을 살펴보고 직접 체험도 해보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둘러보았다.
두 시간여에 걸친 시설견학을 마치고 나오며, 진천에 과연 이러한 시설이 있었다니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보아도, 진천 선수촌만큼 방대한 규모에 최신 시설을 구비하여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곳이 없다고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국가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이 훈련받는 곳인 이 곳 선수촌을 교육과정의 현장탐방 견학코스로 개발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근거리에 위치(30분 거리)한 이점을 최대한 살려 강사 교류, 시설활용 등 가능한 분야에서 향후 우리 원과 긴밀한 교류협력 관계를 맺는 방안을 추진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력은 절대로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 선수들도 추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